개구리 -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현대의 고전

2023. 4. 3. 17:04도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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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평소의 웹소설과 다른 문학 작품입니다.

 

중국의 위대한 소설가, 모옌(莫言)선생의 작품인 이 소설은 2012년 모옌 선생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한국에 많이 팔리게 되었습니다.

 

글쓴이가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의 주인공격인 '고모'에 대해서 써나가는 소설인데 형식이 독특합니다.

 

편지로 시작한 글은 관찰자 시점의 소설로 진행이 되어 마무리는 연극 대본으로 끝이 납니다.

 

어떤 내용?

 

이 소설은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로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 되고 난 뒤, 50년대 부터 시작을 합니다.

 

가난한 중국 농촌마을의 풍경이 나오고 천진한 사람들의 삶이 묘사가 됩니다. 먹을 것이 부족했지만 서로 의지하며 가난을 극복하는 농촌의 모습 말입니다.

 

그러나 이야기에 큰 위기가 생기는 지점은 중국 정부에서 '한 자녀 정책' 즉, '계획생육(计划生育)'을 강압적으로 실시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고모는 본래 선량하고 능력있는 의사로써 일대의 모든 아이들을 받아낸, 아주 능력있는 의사였습니다.

 

하지만 당에서 실시하는 계획생육 정책으로 인해 아이를 낳게 도와주는 동시에 아이를 무차별적으로 낙태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당의 영도가 마치 지상과제인양 세뇌되어 모든 방해를 물리치고 기어고 산모들을 붙잡아 낙태하는 장면들은 광기가 넘쳐 흐르다 못해 귀기가 어릴 정도입니다.

 

그런 난리를 겪으면서 중간에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홍위병들에게 죽을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그 위기를 겪었음에도 공산당이 좋다고 날뛰는 모습은 한숨이 나오다 못해 분노가 생길 지경입니다.

 

그런 과정을 겪고 주인공인 고모가 70대가 되었을 즈음인 2000년대 중국에는 여전히 국가의 자녀 정책이 유지되고 있지만, 돈 많은 사람들은 벌금을 물고서라도 아들을 낳기 위해 첩을 마구 들입니다.

 

심지어는 대리모를 들여 아이를 낳기도 합니다. 그게 기가 차고 경멸스러웠던 주인공. 그런 아들이 없는 주인공과 그런 남편의 아들을 낳아 기르고 싶었던 재혼한 부인은 꾀를 써서 주인공의 씨를 대리모에게 주입해 아들을 낳게 됩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들을 낳게 된 주인공.

 

그러나 그 대리모는 자신과 같이 소학교를 다녔던 동창의 딸이었고 그녀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 한 뒤 강탈해 키웁니다.

 

본편이 마무리 되고 이어지는 극본이 분의 결말에서는 돈을 준다고 하긴 하지만, 아이를 찾고 싶어하는 대리모는 강압적으로 뿌리치고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엄청난 이야기를 한번에 압축하느라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대략적인 이야기 줄기는 이렇습니다.

 

재미와 의미

 

재미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 술술 읽힐 정도로 재밌고 글은 춤을 추는 것 처럼, 그림을 그리는 것 처럼 중국 현대 농촌의 풍경을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들의 대사와 묘사는 공산당의 영도에 긍정하고 그들이 없었으면 우리도 없다는 식의 정치 구호가 계속 나오지만, 읽어 나가면 그 구호자체가 얼마나 잔혹하고 허황되며 개인의 생명과 존엄따위는 짓밟아 버리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됩니다.

 

그리고 왜 제목이 '개구리'인가에 대해서 처음에는 궁금했지만 읽어나가면서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중국어에서 아이를 의미하는 '와(娃)'자와 개구리를 의미하는 '와(蛙)'자가 같은 발음이어서 그렇게 지었다는 이야기가 언급 됩니다.

 

소설에서 아이를 수 없이 낙태한 고모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개구리를 두려워 하는데 그것은 개구리와 아이를 동일시 했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알 수 있는 내용에서는 또 다른 의미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알을 낳고 번식하는 개구리. 그러나 국가의 억압으로 자신의 자식조차 자유롭게 낳지 못 하고, 심지어는 생명까지 빼앗아가는 정신나간 인간세상의 모습이 대비되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이 소설을 읽을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은 망설이지 말고 꼭 읽어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현대 중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잘못된 신념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잘 알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분명 나중에는 '고전'으로써 추앙 받을게 확실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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