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9. 17:04ㆍ세계뉴스
한류 드라마가 싫었지만, 빠져 들었다
Netflix에서 독점 공급중인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에서도 엄청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태원 클라쓰'는 지금 까지 한국 드라마를 싫어하던, 중년 이상의 남성들에게서도 막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올해로 45세, 남성인 필자도, 한국 영화는 자주 보지만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 시리즈를 전편 시청한 경험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 첫 째는 '끈적한 멜로 드라마' '미남 배우를 출연 시키는 연애물' '왕조시대극' 이 많다는 선입관(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데다가 그런 장르의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TV 드라마는 한 편당 45분에 전체 10~12편 정도인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한 편당 시간도 길고 편수도 길어 시작하기에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지내는 여성 편집자의
[한국드라마를 '여성들만 빠져드는 시시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성들도 감동 받고 있다.]
는 한 마디에 저도 결국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필자는 '이태원 클라쓰'에 아주 깊게 빠져 있습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어떤 남자의, 15년간에 걸친 완벽하고 철저한 복수극' 입니다. 대략적인 줄거리가 이런 느낌입니다.
초거대외식기업 장가그룹의 회장과 그곳의 도련님에게 아버지를 잃고 형무소에 들어간 주인공, 박새로이. 그는 복수를 맹세하고, 출소 후 작은 포차인 '단밤'을 엽니다.
'혼자서 시작한 작은 가게가 국내 최대의 외식 체인에게 이길 수 있을리 없다.' 라는 주변의 비웃음을 사지만, 점점 새로이의 신념과 인품에 끌린 동료들이 모여 조금씩 장가의 아성을 무너뜨려 갑니다.
그리고 '이태원'이라는 곳은 서울 시내의 지역명으로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고, 음식점들간의 격전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제목의 '이태원 클라쓰'가 어떤 의미 인지는 이야기 중반 즈음에 명확히 밝혀 집니다. '이태원 클라쓰'가 어째서 일본의 중년 남성들에게 감동을 주었는가? 그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년남성에게 감동을 준 이유 1 : 가슴이 뜨거워 지는 '원피스' 같은 전개
혼자서 복수를 맹세한 새로이의 곁에, 특이한 동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종업원으로써 혹은 협력자로써 최고의 팀을 만들어 갑ㄴ디ㅏ. 이것은 3~40대 남성이 가장 좋아하는 'ONE PIECE'를 방불케 합니다.
새로이가 루피라고 한다면 그가 이끄는 팀은 '밀짚모자 해적단'입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강력한 적에 대해서 뜻을 같이 하는 소수 정예의 베스트 멤버들이 용감하게 맞섭니다. 문자 그대로 '소년 점프'적인 우정, 노력, 승리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3~40대 남성에게 있어서 직구와 스트라이크 였습니다.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멤버 한 명 한 명의 고뇌와 과거가 그의 시점으로 부터 밝혀지며 '어째서 새로이를 따르기로 했는지' 납득 가능한 이유가 하나씩 밝혀집니다.
이것도 하나하나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 입니다. 새로이의 믿음직스러운 형님의 모습은 동성들이 아주 동경하는 모습입니다. 동료를 절대적으로 믿고, 성실을 장사의 신조로 삼고, 어떤 궁지에 몰리더라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그 마음가짐과 리더쉽론 만으로도 비지ㅣ스책이 한 권 뚝딱 써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중년 남성들이 열광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절대 휘어지지 않는 강철 같은 신념을 관철 시키며, 불굴의 정신으로 거악에 대한 복수를 완수하는 새로이는 정의의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에도 가깝습니다.
와신상담, 수면아래서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여 이때다 싶은 타이밍에 손패를 한번에 공개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그의 스타일은
영화 '쇼생크 탈출'(94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후반에 등장하는 '신분을 모르고 알게된 사람이, 사실은 초 거물'인 패턴은 '과장 시마코사쿠'나 '샐러리맨 킨타로'와 닮아 있습니다. 모두 중년 남성들이 아주 좋아하는 내용들 입니다.
이유 2 : 천재 소시오패스 조이서
등장하는 여성 히로인 중 한 명으로, 단밤의 젊은 매니져로써 '조이서'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IQ 162의 여성으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들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문화계 화이트 칼라 남성들의 하트를 제대로 저격하도록 성격나 배경이 교묘하게 설계된 캐릭터 입니다.
실제로 '1,2 화는 별로 였지만, 3화에서부터 이서가 등장하고부터 갑자기 재밌어 졌다' 라는 남성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적지않습니다. 이서는 저돌맹진(猪突猛進)하며 무조건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행동이나 기질을 가진 정신질환)의 여고생으로써 등장합니다.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도리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합니다. 요는 '고스펙의 가벼운 정신질환자' 입니다만, 그런 그녀는 새로이에 홀딱 빠져서 새로이의 복수를 실현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전부 끌어내 그를 돕습니다.
그 마음과 결의는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중년남성 누구라도 가지고 있을 법한, '이렇게 귀엽고 엄청 유능한데다가 나에게 홀딱 빠져있는 부하가 있었다면...' 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을 120% 보여주는, 정말 편한 존재인 것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거나 아양 떨지 않는 이서지만, 새로이의 앞에서는 약한 얼굴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츤데레'인 것입니다. 문화계 중년 남자가 좋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녀는 남자들이 예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에서 자주 보아온 '이상한 연하 소녀에, 남자에게 매달리는 모습' 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망상이 충분히 만족 되는 히로인 입니다.
이서역을 맡은 '김다미'의 얼굴도 포인트 입니다. 또 한 명의 히로인, 수아 역의 권나라가 전형적인 '미인 얼굴'인데 반해, 김다미는 실로 자연스럽게 귀여운 얼굴입니다. 적지 않은 일본의 중년 남성들이 선호하는 '얼굴 내추럴 신앙'과 문화계 남자의 '어린 얼굴 선호'에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결코 '우아한 미인형 얼굴'이 아니지만, 희로애락이 격렬하고 표정이 풍부한 이서에게는 보면 볼 수록 눈을 땔 수 없는 애교가 있습니다.
이유 3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시청 환경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을 포함한 세계에서 전 16화 일괄 서비스 된 것은 2020년 3월 28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중년 남성을 포함한 샐러리맨 들의 재택근무가 장려된 시기와 겹칩니다.
하루를 자택에 있어야 하는 재택근무 특성상, 기분전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연유로 '컴퓨터 책상에 앉은 그대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그 때까지 평일에는 사무실에 쳐박혀 있던 중년 남성들에게 완전 새로운 연속 드라마 시청 습관을 가지게 했습니다.
[오전중 집중 했다면 점심시간 휴식때는 그 상으로 1화 보자, 같은 결심으로 일에 대한 동기를 유지 해 왔습니다. 거실은 아이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시청은 언제나 서재의 PC 입니다.] (40대 남성, 기혼, 아이 있음)
[코로나 전의 점심시간은, 회사 가까운 곳의 정식집에 놓여져 있는 만화 잡지로 마음에 든 연재 만화의 최신화를 보는 것을 습관으로 했습니다만, 이 드라마도 그런 감각입니다. 자택에서 일하는 중에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봤습니다.] (30대 남성, 미혼)
한편, 새로이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나 교훈에 대한 언급, 그리고 적과 아군 모두 '혈족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완전 감화되어, '우리도 교훈을 만들고 싶다' '고향의 아버지와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싶다' 등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웃음) 코로나 재앙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있어서, 다시 한 번 아버지나 가장의 역할, 가족간의 유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40대 여성, 기혼, 아이 있음)
'겨울 연가'를 넘어서는 임팩트가 있을 것인가?
출처 입력
솔직히 이야기 하면 사소한 불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슴이 뜨거워 지는, 소년 만화 같은 전개가 펼쳐지는 것은 전체의 4분의 3 정도까지로 마지막의 4~5화는틀에 박힌 듯한 비지니스 만화 같은 느낌과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 스타일 (그림에 그린 듯한 주인공 위기 상황 & 순애지상주의)가 강합니다.
꽤나 편의주의 적인 전개로 새로이가 위기를 탈출하는 등, 기를 빼는 장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제외하더라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류 드라마 시리즈를 전체 다 본 적이 없는 필자가, 전혀 질리지 않고 전체 16화를 본 것은 나 스스로도 아주 놀랐습니다.
지금은 어느 순간 부터인가 머릿속에 Gaho의 'Start' (이태원 클라쓰의 OST)가 자동 재생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영상 콘텐츠라고 한다면,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사회파 영화밖에 '인정'하고 있지 않은 일본의 중년 남성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태원 클라쓰'가 그들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일본에서의 한류가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한류 드라마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17년 전의 '겨울 연가' (일본 첫 방송은 2003년 4월 ~ 9월)이래로 대 히트를 쳤습니다.
남성도 빠져드는 '이태원 클라쓰'가 이를 이어 인기를 더 얻게 된다면 한국 드라마는 '겨울 연가'를 넘는 충격을 일본 시장에 줄 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제쳐 두고, 필자로써는 새로이와 현이 (단밤의 점원)가 어떻게 만났는지 스핀오프 에피소드로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이미 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LDg0YGYVw4
https://www.youtube.com/watch?v=VcWPHoHbANo
https://www.youtube.com/watch?v=mAjsF4UTg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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