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7. 20:45ㆍ도서 리뷰
옛날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서 던지는 메세지는 지금도 유효하며, 가장 놀라운 것은 소설의 정교한 구조와 작가가 인물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실력이다.
24명이라는, 만만치 않은 숫자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교묘한 스토리 배치와 씨줄과 날줄처럼 인물들을 엮어 나가 그들을 손쉽게 외울 수 있게 해준다.
어느새 머릿속에는 각 인물들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며, 각 인물들의 특징과 그들의 배경 스토리까지 익숙하게 입력이 되어버린다.
어떤 내용
이야기는 시작부터 사건의 결말을 보여줍니다.
'펀디잭'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호텔이 붕괴되어 그 안에 머물던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 가운데 생존자들이 놀라서 도움을 청했다는 결말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즉, 촛점은 어떤 인물이 살아남고 어떤 인물이 죽고 말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허름한 펀디잭의 호텔에는 2차대전 이후, 영국 각계 각층의 인물들이 모여듭니다.
유산계급의 상류층 부터, 영락한 상류층, 중산층, 하층민 등등.
그들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능력의 차이가 있고 능력 없는 자들은 게으르고 무능하며 유능한 자들에게 빌붙어 살아간다는 논리부터 힘없는 자들에 대한 연민과 도움이 필요하다 등등
지금도 변치 않는 논리와 메세지가 저변에 깔려, 그저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대립하기도 하고 친해지기도 하면서 결말 부근에는 작은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그것으로 위기를 넘긴다는, 다소 도덕률을 설파하기 위한 이야기가 되어버리지만 충분히 볼 만 합니다.
인물들 가운데 기독교의 7대죄에 대응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성에 몰입하게 만들어 살아있는 듯 한 느낌마저 들게합니다.
만약 인물이 살아있고 심리 묘사가 뛰어난 소설을 찾으신다면, 사건의 배치와 구조가 정교하고 교묘한 소설을 바라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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