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리뷰]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보여준, 사랑의 불시착! (+ 도깨비와 비교)

2020. 6. 20. 16:25드라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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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봤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재밌다고 찬양하던 '사랑의 불시착!'

 

 

종전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가지고 있던 '도깨비' 의 20.5%를 갱신하며 최종화 시청률 '21.5%'를 기록했습니다.

 

판타지 장르인 도깨비와 다르게, 사랑의 불시착은 보다 현실적입니다.

 

극의 전개를 위해 우연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랑의 불시착이 하는 이야기에는 초능력 따위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우연히' 돌풍에 휘말린 여주인공 '세리'가 북한으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 입니다.

 

세리는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인 북한군 민경대대 대위 '리정혁'과 만나게 됩니다.

 

리정혁과 윤세리

 

 

 

멜로 장르에 별로 관심이 없던 저도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워낙 해외에서 호평 일색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색된 한일 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 넷플릭스 TOP10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북미 지역에서는 '6위'를 차지했을 정도입니다.

 

성공 요인 1 , 북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북한.

 

그 누구도 북한에 대해서 확실하게 모릅니다. TV에 나와서 북한에 대해 잘 안다고 떠드는 사람들 모두 사실은 북한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김정은 사망 오보'를 떠올려 보시면 확실합니다.

 

권위있는 언론으로 대우받던 CNN이 확정적으로 김정은 사망보도를 속보로 내보내면서 세계가 뒤집어 졌습니다.

 

그 덕에 온갖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수술을 받았는데,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더라' 부터 시작해

 

'중국에서 의사를 급파 했는데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태였다' 등 언론이 날뛰고 심지어는 한국의 국회의원들도 함께 동참했습니다.

 

                             아무말 대잔치의 향연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43474.html )

 

이렇게 비밀스러운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사람들은 궁금해 하는게 당연합니다. 그 점을 제대로 건드려 준 것이 '사랑의 불시착' 성공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가진 북한에 대한 생각 변화를 살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나이든 세대는 '북한' 이라는 곳에 대해서 '무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듯 합니다.

참혹한 전쟁을 일으킨 존재들이고, 언제든 우리를 다시 침략 할 수 있는 원수 같은 존재들. 그것이 바로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관점으로는 '북한'을 '우리와 같은 민족이며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 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관점으로는 '북한'을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이며 매번 돈달라고 떼쓰는 국가' 정도로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듯 합니다.

 

위에 서술한 세가지 관점이 모두 기본으로 가지는 것이,

 

'북한은 알 수 없다'는 관점 입니다.

 

알 수 없으니 무서운 놈들이고, 알 수 없지만 함께 해야 하는 존재들이며, 알 수 없는 작자들이 왜 인지 매번 돈달라고 한다- 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 수 없다'는 생각은 또한 '알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가지게 하기 때문에 그 만큼 '북한'이라는 소재는 좋았습니다.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런 신비한 북한에 대해 이 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입니다.

 

 

극중에 나온 북한의 장마당

 

북한의 장마당 풍경도 이곳이 사람사는 곳이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가졌지만, 이제는 그 내부적 모순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이행되는 북한.

 

그 모습이 사진 속의 '장마당'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돈으로 물건을 사고, 심지어 남한의 물건마저 사는 모습이 극중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리석고 이상한 사람만 산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들의 통념을 깨버리듯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고 우리와 같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하는 '사택마을'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사택마을 사람들

 

마치 대한민국의 옛날 모습을 보여주는 사택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소를 지을 것입니다.

 

비록 가난하고, 가진게 부족하며 전기도 자주 끊기는 그곳.

 

그러나 언제나 서로를 의지하고 돌봐주는 곳이 바로 드라마 속의 사택마을 입니다.

 

이렇 듯 북한의 서민층이 어떻게 사는지 자세한 생활상이 사택마을 주민들의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반면, 변화된 북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서단의 엄마!
                         평양의 달러를 싹쓸이 하는 사업가
             이는, 북한에 '자본가'들이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서단의 엄마. 평양에 백화점을 가졌으며 영어를 많이 쓴다.

 

미국을 극도로 증오하고 두려워 하는 북한에서 당당하게 있는 척 하기 위해 '영어'를 쓰는 모습도 나옵니다.

 

영어 몰라서 창피를 당했다며 억울해 하던 서단의 엄마가 보여준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 캐릭터는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북한 내부에도 '자본가' 계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이 분의 딸인 '서단'은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의 아들 '리정혁'과 약혼까지 한 사이입니다.

 

북한 사회가 얼마나 변한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성공 요인 -2, 훌륭한 연기력과 절묘한 각본

 

 

주연 남녀배우들입니다.

 

 

이들 중 그 누구도 연기가 빠지지 않는데다가 서로의 관계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극에 잘 녹아있습니다.

 

'리정혁'과 '윤세리'의 로맨스를 보기위해 온 사람들이, 어느 새 '서단'과 '구승준'의 절절한 로맨스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각본 뿐만 아니라 두 배우의 연기력에 빠져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연 캐릭터들에게 빠져드는 이유는?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리정혁

리정혁은 과거에 가장 사랑하던 형이 죽고, 피아니스트에서 군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뚝뚝하지만 약자를 그냥 보지 못 하는 따뜻한 캐릭터 입니다.

 

윤세리

윤세리는 부유한 금수저 재벌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그리고 집안의 힘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사업을 크게 일으킨 당찬 여성입니다. 또, 아무리 위기 상황이라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입니다.

 

 

 

서단은 리정혁의 약혼녀로 등장했지만 서서히 구승준에게 마음을 허락하는 인물입니다.

 

차갑고 도도하지만 순정파로 등장하며 구승준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이 캐릭터의 매력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세리와 마찬가지로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 때문에 입체적이고 살아있게 되었습니다.

 

 

구승준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냥 사기꾼 캐릭터 였습니다.

 

사기를 치고 북한으로 숨어들어간 캐릭터에 불과했던 그가, 드라마가 진행 될 수록 계속 변해갑니다.

 

왜 사기를 치게 되었는지 털어놓고,

 

가볍던 그의 말들과 행동이 점점 진심이 섞이게 되면서 무거워 집니다. 그렇게 변화해 가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저절로 그 캐릭터에 호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서단'과의 절절한 사랑까지.

 

완벽합니다.

 

이들 주연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조연들 역시 마찬가지로 특징들이 다 있습니다.

 

 

특히 꼽을 수 있는게, 리정혁의 5중대 대원들 4인방입니다.

 

각자 강렬한 특징들이 있어서 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 만으로도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각본에 대해서 짧게 말씀 드리면,

 

슬픈 장면이 길지 않고 반드시 다음 장면에는 웃긴 내용이 나온 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감정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극에 몰입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 '음악' 입니다.

 

'사랑의 불시착' 이전 최고의 tvN 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도깨비'를 떠올려 보세요.

 

곧바로 음악들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첫눈 처럼 네게 가겠다.'를 시작으로

 

'Beautiful', 'Round and Round', 'Stay with me', 'I miss you' 등등

 

정말 좋은 음악들이 바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이 정도로 매력적인 음악들이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VwpcV98ito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것 뿐입니다. 나머지는 워낙 좋아서 흠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도깨비'의 단점을 꼽자면 '여성 캐릭터'의 수동성입니다.

 

 

여주인공인 은탁을 보면 발랄하고 통통튀는 매력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깨비가 뭔가 하면 거기에 따라 가는 캐릭터입니다. 언제나 보호 받아야 하고, 도와줘야 하는 캐릭터인 것입니다.

 

스스로 잘 나가는 기업가가 된 '윤세리'나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된 '서단' 처럼 당차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와 분명 대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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