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4. 09:48ㆍ도서 리뷰
도미니카 공화국을 32년간 지배했던 광기의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
트루히요 암살작전에서 표적을 칭하던 이름, 염소
압제와 탄압으로 도미니카를 통치하던 염소의 마지막을 그려낸 작품
도미니카 공화국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그렇게 친숙한 국가는 아닙니다.
그들이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문화를 가졌으며 생김새는 어떤지 그 이름만 들어서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도 분명히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만의 문화와 언어를 쓰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그들은 스페인어를 쓰는 카리브해 연안의 국가로 인구 약 1000만명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럽의 강대국들과 미국의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역사를 가졌던 이 국가는 육군 사령관인 '라파엘 트루히요'가 일으킨 1930년의 쿠데타에 의해 독재국가 신세가 됩니다.
소설은 어떤 내용?
염소의 축제는 트루히요 재임 마지막 시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도입에는 '우라니아'라는 여성이 나옵니다. 그녀는 도미니카 출신이지만 오래전 그곳을 떠나 미국에서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일 중독이 되어 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40대 후반의 나이에 다시 악몽 같았던 도미니카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오래전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아버지를 만납니다. 그는 뇌졸중으로 인해 반신불수가 되어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그런 그를 찾아가 오래전 그녀가 가진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는 급변합니다.
이야기의 구조가 특이한 것이 각 챕터마다 주인공이 다르고 각자 직면한 상황도 다릅니다.
어떤 챕터에서는 트루히요 암살을 앞두고 자신이 왜 트루히요를 암살하기 위해 이곳에 왔는지 다루는가 하면 어떤 파트에서는 트루히요와 그 측근의 이야기, 혹은 트루히요의 망나니 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2권에 가서는 트루히요가 암살되고 도미니카 공화국은 어떤 운명을 겪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를 암살한 사람들은 어떤 처우를 받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나옵니다.
약간은 정신 없이 진행된다고 생각 할 수 도 있지만 이런 구성을 통해 트루히요 독재정권의 다양한 일면을 볼 수 있고 그들이 어떤 폐해를 가졌었는지, 어떻게 국민들이 고통받았는지 잘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독재의 폐해와 자유에 대한 갈망
독재 체제가 얼마나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적나라 하게 나옵니다.
특히 절대 권력자인 트루히요가 그의 측근 간부들의 아내와 딸들을 강간하는 모습에서 혐오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그의 아들인 람피스 트루히요는 심지어 강간 후 살해까지 하는 인간 말종의 모습도 나옵니다.
그런 최악의 모습을 한 독재 정권은 남미에 있었고, 또 현재도 존재하는 그들의 추악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우라니아'라는 가상의 여성은 작가가 밝히길 독재 정권 하의 남성 우월주의에 의해 탄압 받았던 모든 여성들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녀가 과거에 겪은 상처 탓에 살아가는 내내 그리고 남은 생 내내 고통 받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트루히요 암살을 실행했던 사람들의 비참한 최후는 절로 안타까움이 들게도 했습니다.
2010년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인 '염소의 축제'
현대에 씌여진 책이지만 고전의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걸작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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