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녀명란전 - 환생했더니 서녀가 되어 버렸다

2023. 3. 4. 20:21도서 리뷰

반응형

 

중국 드라마, 녹비홍수(知否知否应是绿肥红瘦)의 원작 소설인 '서녀명란전'은 한 마디로 아주 잘 쓴 소설입니다.

다만, 내용이 아주 방대하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으며 고대의 관습이나 사상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읽기를 시도하시면 안 됩니다.

 

어떤 내용

 

서녀 명란전은 그 이름 처럼 첩의 딸로 내어난 '명란'의 이야기 입니다.

 

원작의 이름인 녹비홍수는 '푸른 잎은 시간이 지나면 더 푸르게 되고 붉은 잎은 시들게 된다'는 뜻입니다. 많은 의미를 함축한 이 제목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명란이는 첩의 딸로 태어나 과거를 기억하게 되지만, 어머니가 출산 중에 사망하게 됩니다.

 

사망이후 오갈 곳 없는 그녀는 할머니가 맡아서 기르게 됩니다. 본래 현대 중국에서 법원 서기로 살던 그녀는 산사태로 사망하고 이곳에서 환생한 것이었습니다.

 

삶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삶에 대한 의지가 없어진 그녀지만, 결국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남자도 아닌 여자가 그것도 적녀가 아닌 서녀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습니다.

 

욕심을 내서도 안 되고 응석을 부려서도 안 됩니다. 심지어는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서도 안 됩니다.

 

그녀는 그런 태도로 현명하게 자라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고 마침내는 혼인 상대를 찾게 됩니다.

 

처음에는 '제국공'의 아들인 '제형'과 잘 될 듯 합니다.

 

신분도 '공(公)'으로 아주 높고 외모도 절세 꽃미남으로 나오는데다가 성품도 훌륭해서 누구나 선망하는 남편감입니다.

 

제형은 주인공인 명란을 좋아해서 잘 해보려고 하지만 신분의 벽을 잘 알고 있는 명란은 매몰차게 거절하면서 혼담은 끝맺습니다.

 

그리고 다른 상대를 찾게 되는데 그곳은 자신의 서녀 언니인 '묵란'이 계략을 꾸며 빼앗아 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던 명란은 잘 됐다며 박수를 칩니다.

 

그런데 그녀는 정작 천하에 악명이 자자한 '녕원후'의 차남인 '고정엽'과 혼인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이곳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그 동안 일개 서녀로 살던 주인공이지만 고정엽과 혼인하면서 위상이 크게 바뀝니다. 고정엽은 황제의 촉애를 받는 장군이고, '후부'를 계승함으로써 신분도 고귀해집니다.

 

그곳의 안주인이 된 명란은 사악한 시계모와 시댁식구들과 싸우는 등 수 많은 적들을 물리치고 아들을 많이 낳고 잘 산다는게 주요 스토리입니다.

 

재미는?

 

저는 책으로 봤습니다.

 

굵은 책 두께에 권수만 해도 8권 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에는 16권으로 분절되어 단행본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초반의 내용이 잔잔하고 큰 사건이 없지만 뒤에가면 아주 충격적인 사건도 많고 그걸 해결해 나가는 명란의 멋진 모습들도 많이 나옵니다.

 

할머니 독살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라거나 아들과 명란을 불태워 죽이려는 사건에 대처해 나가는 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번역을 굉장히 잘 해주어서 글 읽는 맛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고대 중국의 남존여비, 적서차별의 관념을 이해하지 못 하면 읽기 어렵습니다.

 

남자는 정실에 첩은 물론이고 통방까지 거느릴 수 있다는걸 받아들이지 못 하면 읽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남자라고 해서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정실이 있는데도 마구잡이로 여자를 집에 들였다가는 사회적 위신은 물론이고 집안에서 조차 비웃음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에서 큰 약점이 됩니다. 관직 진출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심하면 파직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벽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글도 무난하게 잘 읽히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에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는 작품입니다.

 

반응형